‘펫보험(반려동물 보험)’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질 뿐 아니라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 등 반려동물 관련 진료비 제도가 정비될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 입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7년 9억8400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펫보험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2억5000만원으로 급증했습니다. 펫보험 판매 건수 역시 2017년과 견줘 1만9000여건 늘어난 2만222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2776건)과 비교하면 2년 새 약 700% 성장한 셈 입니다. 펫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도 2017년 3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롯데손보)에서 올해 10개사로 늘었습니다.
펫보험 시장은 보험업계 퍼플오션으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퍼플오션이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포화 상태의 레드오션 시장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한 아이디어나 기술 등으로 새로운 가치를 지닌 자신만의 블루오션 시장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펫보험 상품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과거엔 펫보험에서 보장이 되지 않던 반려동물의 다빈도질환(슬·고관절, 피부질환 등)까지 보장하는 등 상품성이 개선됐으며, 보장 가능한 동물의 나이도 기존 보험 신규 계약 시 7세까지, 갱신 시 11세에서 신규 10세, 갱신 시 20세로 확대됐습니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도 세 곳(롯데손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으로 늘었습니다. 손해보험사들은 반려동물 상해, 질병치료 보상뿐 아니라 장례비까지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등 고객 요구에 맞는 펫보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펫보험 시장을 선점한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입니다. 메리츠화재의 반려동물 보험 ‘펫퍼민트’는 지난해 10개 손보사가 판매한 펫보험 계약 건수 2만2220건 가운데 1만7927건(강아지 1만5886건, 고양이 2041건)을 차지하며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 펫보험을 출시했다가 저조한 가입률과 높은 손해율로 2년 만에 판매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펫보험 재출시를 앞두고 상품 설계에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상품 조사부터 출시까지 13개월의 준비 끝에 메리츠화재가 지난 2018년 10월 선보인 국내 최초 장기 펫보험 ‘(무)펫퍼민트 퍼피앤도그보험’은 보장 기간을 3년으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펫보험 가입이 제한됐던 미등록견의 가입을 허용하고 보장 항목에서 제외됐던 슬개골 탈구를 최초로 기본 보장하도록 한 메리츠화재의 상품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입 대상은 생후 3개월부터 만 8세까지이며, 최대 만 20세까지 유지할 수 있어 사실상 반려견의 전 생애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상품의 주된 특징은 반려견에게 자주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부터 피부나 구강질환 등을 기본 보장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 입니다.
특히 당시 경쟁 보험사에서 진행성 유전병이라는 이유로 기본 보장하지 않았던 슬개골 탈구를 보장해 관심을 모았던 보험상품입니다. 메리츠화재 이후 현재는 대부분 손보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기본계약에서 보장하고 있습니다.
또 미등록견의 가입을 허용해 문턱을 낮춘 점이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메리츠화재는 반려동물 등록률이 저조한 점을 감안해, 보험금 자동 청구에 필요한 가입증용 얼굴 전면 사진 1장만 제출하면 미등록견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반려견이라면 보험료의 2%를 깎아주는 할인 혜택도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반려동물보험 ‘애니펫’으로 펫보험 시장을 선점한 메리츠화재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현대해상·DB손보·에이스손보 등도 펫보험 시장 선점 경쟁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화재 ‘애니펫’은 반려견의 입·통원 및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 보장하는 순수보장형으로 보험기간은 1년과 3년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 계약으로 반려견이 상해 또는 질병으로 국내에서 수의사에게 치료를 받은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한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동물병원 진료비의 70%를 일당 한도 10만원 또는 15만원 한도로 보상합니다. 애니펫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3개의 플랜과 3개의 선택형 특약으로 구성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입니다.
특약을 통해 피부병(외이염, 면역성 피부병, 세균 감염, 피부트러블 등 포함)을 원인으로 해 생긴 반려견의 치료비를 보상합니다. 반려동물이 사망한 경우에는 위로금으로 15만원을 지급하는 특약이 탑재됐습니다. 슬개골탈구, 십자인대파열, 고관절탈구 수술비도 지원할 뿐 아니라 타인을 물거나, 타인 소유의 동물에 상처를 입혀 손해를 입힌 경우 법률상의 배상책임을 보상합니다.
펫보험 판매 채널도 넓히고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편의점 CU와 손잡고 '다이렉트 펫보험' 판매를 이달부터 시작했습니다. 오프라인 펫보험 대비 10% 저렴하며, 반려동물 사진 한 장으로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가입 방법은 CU에 설치된 택배 기기 스크린에 노출된 보험 광고를 터치해 상세 내용과 보험료를 조회한 후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읽어 가입 절차를 완료하면 됩니다.
편의점을 통한 보험 판매는 삼성화재가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현대해상은 편의점 GS25를 통해 '하이펫 애견보험'을 론칭했습니다. 현대해상은 하이펫보험에 의료보험제도와 유사한 개념을 도입해 피검사, 초음파, CT 등 검사항목이 보험 적용이 된다. 또 응급실, 야간진료, 교통사고는 물론 한약 및 예방약을 제외한 약값을 보장합니다.
치료비 보장 중심의 기존 보험 상품과 달리 배상책임 보장과 장례비보장이 특화된 상품입니다. 특히 보상 금액을 현실화한 점이 특징입니다. 치료일 수에 관계없이 질병 당 자기부담금 1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의 70%를 질병당 100만원 1년에 500만원까지 보상합니다. 반려견이 타인의 신체나 반려동물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최대 500만원 한도 지원해주고 반려견 사망시 장례비 15만원을 지급합니다. 다만 치과치료, 슬개골, 고관절, 임신, 출산 및 중성화 수술 등은 보상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으며, 1년짜리 단기 상품입니다.
DB손보도 반려견의 치료비, 배상책임, 장례지원비를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프로미 반려동물보험’과 ‘프로미라이프 아이(I)러브(LOVE)펫보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반려견의 대표 질환인 무릎관절 질환, 피부 질환, 구강 질환을 기본으로 보장합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펫테크를 적용, 펫 보험에 처음 가입할 때 비문(코) 사진 3장을 등록하면 동물등록증이 없어도 가입할 수 있고, 실제 보상을 청구할 때 다시 비문 사진을 등록·조회해 반려견의 일치 여부를 확인합니다.
국내 펫보험은 천차만별인 동물병원 진료비 등 제도적 한계에 발목이 잡혀 펫보험 가입률은 0.1% 수준으로 반려동물 선진국 일본 6%, 영국 25% 대비 크게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펫보험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펫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는 물론 진료 표준화나 식별 방식 개선 등 제도 보완이 추진되고 있어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어서 입니다.
농림수산부는 동물병원 치료비에 자율적 표준진료제 도입을 국정 과제로 정하고 내년 표준진료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진료 표준화를 위해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맡긴 상황입니다. 올해 3월까지 표준진료코드체계 및 현장 적용 로드맵 마련과 관련한 동물병원 진료표준화 방안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실제 2018년 등록 반려견 수인 130만마리 가운데 30만마리만 보험에 가입해도 시장 규모는 1500억원 수준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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