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분사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신설 법인을 설립해 2024년 매출 30조 원 이상의 실적을 내는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입니다. 하지만 LG화학의 ‘알짜’인 배터리를 보고 투자했던 주주들은 분할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을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LG화학은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전지사업본부의 분사를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배터리 사업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은 12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
LG화학은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 회사 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배터리 사업을 신설 법인으로 분할하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 원인데, 2024년에는 두 배가 넘는 30조 원까지 키울 수 있을 것으로 LG화학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매출은 8조3502억 원이었습니다.
LG화학 측은 올해 배터리 부문의 예상 매출액이 13조 원 수준인데, 오는 2024년까지는 매출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0조 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작년 배터리 부문 매출이 8조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년 새 매출을 4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지분매각과 신설법인의 기업공개를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지하고, 이를 연구 개발과 해외공장 신증설 등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분 분사 방식은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이 발행한 주식을 모회사인 LG화학이 갖는 물적분할입니다. LG화학이 지분 100%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고, LG에너지솔루션이 내는 성과도 LG화학의 연결실적에 반영됩니다.

추후 지분 매각,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해 연구개발(R&D)이나 해외 공장 신설 및 증설 등에 쓸 수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안에 배터리, 석유화학부문 등이 공존하다 보니 중국 CATL 등 경쟁사에 비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분사를 통해 더 많은 투자 유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 시장 조사업체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5년 뒤 182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169조 원으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넘어서는 규모로, 그만큼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의미인데요.

그런 성장성 측면을 볼 때 LG화학의 현재 주가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의 가치는 50조 원 수준으로, 경쟁사인 중국 CATL의 가치 77조 원에 비해 훨씬 저평가돼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G화학 물적분할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 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언젠가 분사할 것으로 봤지만 주주가 신설법인의 지분을 갖게 되는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에 실망한 것이 이유입니다.






물적 분할을 하게 되면 기존 주주들은 신설법인의 주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모회사인 LG화학을 통해 연결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배터리 부문의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석유화학 등 다른 사업 부문이 있는 모회사의 성적이 부진하면 그만큼 주가 상승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배터리 부문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을 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신설법인의 주식을 직접 받을 수 없게 되니 국민청원까지 할 정도로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신설법인의 상장 후 모회사(LG화학)의 지분율을 최소 70% 이상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회사 분할안의 주주총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인 회사 분할을 위해선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총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6월 말 현재 LG화학의 최대주주인 ㈜LG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이 30.09%이고, 국민연금공단(9.96%)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에선 LG화학의 우호 지분 확보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액주주는 LG화학 지분의 54.33%를 보유 중 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분사를 계기로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가 법적 분쟁에 얽혀 있으면 사실상 상장이 어렵기 때문에,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미국 ITC의 최종판정에 앞서 SK이노베이션과 합의를 서두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특허 소송을 두러싸고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의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기술인지 아닌지에 대해 공방을 펼치고 있습니다. 994 특허는 SK이노베이션이 2015년 출원한 배터리 기술 관련 특허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자사의 994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LG화학을 제소했습니다.


양사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 외에도 특허 침해 소송으로도 대립하고 있는데,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며 ITC에 제재를 요청했습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제재요청이 협상 압박용 카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래 성장성이 큰 배터리 사업의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LG화학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도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문에서 흑자로 전환한 올해를 분사 시점으로 잡았듯 SK이노베이션도 손익분기점에서 분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입니다. 업계에선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 흑자전환은 2022년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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