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를 등에 업고 일단 빚을 내 주식 등에 투자하는 '빚투', 가용한 대출과 자산을 모두 끌어모아 내집마련에 나선다는 30~40대 '영끌' 등의 흐름 등의 영향으로 지난 달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인 4조원 넘게 폭증했습니다. 같은 시기 주택담보대출도 비슷한 규모로 급증하는 등 가계 빚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달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조705억원(3.38%)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용대출 증가율이 전월(2.28%)과 비교하여 1%포인트 넘게 커진 수치입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폭이 4조원대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8월 증가폭은 월 단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증가 규모의 수치입니다.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증가액은 올 3월 2조원대에서 4월 약 5000억원으로 내려갔으나 이후로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개인신용대출은 올해 1월 전달보다 2천억원 줄었지만 2월 1조1천억원로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된 3월에는 2조2천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4월에는 증가 폭이 5천억원으로 주춤했다가 5월에는 1조원, 6월에는 2조8천억원, 7월에는 2조7천억원을 기록했었습니다.
각사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은 8월 한 달 동안 개인신용대출이 1조631억원 급증했습니다. 이어 신한은행 1조520억원, 우리은행 7천199억원, 하나은행 6천95억원, 농협은행 6천310억원 대출 잔액이 늘어났습니다.

주요 은행 5곳 모두 한 달 사이 최소 6000억원, 최대 1조원 이상 신용대출이 늘었는데요, 국민은행은 한 달 만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631억원 급증했습니다. 이는 국민은행이 경찰공무원 대상 단독 협약 대출 상품을 출시한 2017년 8월에 신용대출이 1조910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신한은행도 8월 한 달새 개인신용대출이 1조520억원 늘어 2007년 1월부터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증가액을 기록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 폭증의 배경으로 주식 투자 증가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여파 등을 꼽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 심화로 예금금리가 연 1%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자 은행에서 싼 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린 영향도 있습니다. 8월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1.75~3.6% 수준으로, 연 2~4.27%인 주담대 금리보다도 낮았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신용대출의 금리 메리트가 커진 데다가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에 이어 신용대출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아직 용도가 정해지지 않았어도 일단 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주담대의 증가세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들 은행의 지난 달 말 주담대 잔액은 456조9836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조1606억원(0.91%) 급증했습니다. 올 들어 3월과 4월에 이어 3번째로 많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증가율은 전월(0.30%)의 3배를 넘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젊은 층이 가용한 주담대를 최대한 받고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메워 집을 사는 '영끌 패닉바잉(공황구매)'의 움직임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유동성 확대로 상승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 대출을 받아 뛰어드는 '빚투'의 양상도 두드러진다는 지적입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SK바이오팜ㆍ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몰린 수 십 조원의 자금 중 상당부분도 신용대출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지난 달 1~13일 1조2000억원 증가한 5대 은행 신용대출이 14~31일까지 3주도 안 되는 기간 2조8000억원이나 뛴 게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입니다.

높아야 2% 후반대에 머물고 있는 금리,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옥죌 수 있다는 관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금난의 우려도 최근의 대출 증가를 부추겼다는 지적입니다. 은행 관계자들은 한 마디로 '일단 대출받고 보자'는 흐름이 매우 짙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출이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부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코리아크레딧뷰로(KBC)의 지난 7월 말 기준 연령대별 대출과 연체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30세대의 대출액과 연체액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대의 1인당 대출액은 3777만원으로 전월 대비 1.97% 증가했으며 1인당 연체액은 56만2000원으로 전월보다 3.92% 늘었습니다. 20대도 1인당 대출액이 698만원으로 전월 대비 4.08% 증가했고, 연체액은 10만8000원으로 전월보다 3.5% 늘었습니다.
이처럼 신용대출의 가파른 증가세에 은행들도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입니다. 당초 올 상반기에 이미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대출 수요 급증으로 올해 대출 목표치를 채운 은행들은 하반기에는 대출 조이기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대출 관리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돈 벌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신용대출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대로 가면 쏠림 현상이 심해져 여신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흔들릴 수도 있다"며 "만약 8월이 신용대출 증가의 정점이 아니라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당국도 현장 파악과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금융리스크대응반 점검회의에서 "금융감독원 검사를 통해 원리금상환비율(DSR)이 차주 단위로 문제없이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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